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고, 그 과정에서 겪으셨을 당혹감과 후회, 그리고 남은 가족들의 슬픔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85세라는 고령에 알츠하이머 치매와 흡인성 폐렴이 겹쳤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매우 위중하고 예후가 좋지 않은 상황임을 의미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진행되면 뇌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연하 장애가 동반됩니다. 음식을 삼키는 근육과 신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음식물이나 침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것이 폐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을 일으킵니다. 고령자에게 흡인성 폐렴은 단순히 폐의 염증에 그치지 않고, 전신적인 패혈증으로 빠르게 진행되거나 호흡 부전을 일으켜 매우 치명적입니다. 특히 85세의 연세라면 심폐 기능과 면역력이 이미 많이 저하되어 있어, 의학적으로도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급성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병원에서 가래를 빼주는 처치는 폐렴으로 인한 분비물을 배출시켜 호흡을 돕기 위한 기본적인 치료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삼킴 장애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미 발생한 흡인성 폐렴은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증상이 악화되기 쉽습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는 고령 환자의 경우 급격한 상태 변화를 겪기도 하는데, 보호자님의 입장에서는 즉각적인 대처가 부족했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질병 자체가 가진 치명률과 고령이라는 신체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루라도 빨리 큰 병원으로 옮겼더라면 하는 생각은 가족으로서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지금 본인을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알츠하이머와 흡인성 폐렴이 동반된 85세 고령 환자의 폐렴은 최선의 치료를 다하더라도 결과가 매우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보호자님께서 할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할아버지를 위해 헌신했던 마음을 스스로 다독여주셨으면 합니다. 지금의 이 아픔과 미련은 할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느끼는 당연한 감정입니다. 만약 요양원에서의 대응이 명확히 규정을 위반했거나 의료적인 과실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차후에 관련 기록을 검토해 볼 수는 있겠으나, 우선은 가족분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며 할아버지를 평안하게 보내드리는 것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할아버지께서도 손자분의 따뜻한 걱정을 분명 하늘에서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