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언니가 잘못일까 내가 잘못일까 아니면 나는 정말 잘못된 사람일까?
나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사람들에게 힘든 일을 겪었다.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잘되지 않았고, 결국 그만두게 되었다.
일을 하고 싶었지만 몸과 생각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
이유를 알고 싶어 상담을 받았고, ADHD와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부모님은 열심히 사시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일을 하기 싫은 게 아니라 왜 잘 안 되는지 알고 싶었다.
계속 실패하다 보니 우울증까지 생겼다.
이 이야기를 언니에게 털어놓았지만, “언니: 뭐?
여동생: 언니 생각에는 내가 꾀병 부리는 것 같아?
언니: 뭐, 어떤 꾀병?
여동생: 알잖아. 내가 우울증 걸린 거. 언니 생각에는 내가 피 병 부리는 것 같아?
언니: 그거는 꾀병인지 아닌지 묻는 게 아니야, 여동생아, 다른 사람들도 참고 사는 거야. 어떻게 돈 벌고 밖에 나가는 일이 다 행복할 수가 있어? 행복하지 않지. 싫은 사람 만나고 화나 는 것도 참고 그러는 거지.
여동생: 나는 나쁜 남자한테 당했거든요!
언니: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계속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만 있을 거야?
여동생: 내가 말했잖아.
언니: 언제까지 그렇게 할 거야?
여동생: 재택근무 알바 생각 중이야.
언니: 재택근무는 누가 시켜 줘? 누가 시켜 줄 건데?
여동생: 알바를 찾아야지.
언니: 누가 시켜 주냐고, 할 줄 알아야 알바를 시키지, 집에서
일할 수 있는 건 능력이 돼야 하는 거야.
여동생: 말했잖아. 재택근무 알바 한다고.
언니: 어떤 걸로 집에서 할 수 있는데? 네가 컴퓨터로 뭘 할
수 있어?
여동생: 손재주.
언니: 손재주로 뭘 할 수 있는데? 뭘 해서 돈을 벌 수 있길래?
여동생: 상자 고치기, 인형 고치기.
언니: 그거는 인형을 100개 고쳐도 5,000원밖에 못 벌 수도 있어. 5,000원 벌 거야? 엄마 아빠 돌아가시면 뭐 할 건데?
여동생: 나 서울에서는 내 시간이라 많이 다녔거든, 많이 걸
었어.
언니: 밖에 다니는 건 당연한 거지. 돈 벌려면 많이 다녀야지. 밖에 다닌다고 돈을 누가 줘?
여동생: 언니, 내 얘기 들어 줘. 나는 하루 종일 시지각 받으러 버스로 4시간 다녔어.
언니: 그러니까 버스 4시간 동안 누가 너한테 돈 줘?
여동생: 안주지, 당연히.
언니: 그거는 네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야. 성인은 혼자 다
닐 수 있어야지.
여동생: 나도 혼자 많이 다녔거든요.
언니: 그거는 네가 혼자 다녀야 하는 거고, 혼자 다니는 게 대 단한 것도 아니야, 너보다 더 장애가 심한 아이들도 회사 다
니고 복지관 다니고 다 혼자 다녀.
여동생: 됐다.
언니: 이제 넌 서른이야, 집에 혼자 있는 건 시간이 아까워.
너는 멀쩡한데 네가 화를 참고 나가서 빵을 만들고 커피 내 리는 걸 배우든가, 청소 일을 하든가, 인형 만드는 공장에 가
서 일을 하든가 해야 하는데 그런 걸 안 하잖아.
여동생: 나도 다 하려고 그랬거든.
언니: 계속 괴로운 기억만 붙잡고 아무것도 안 하면 누가 너
한테 일을 주겠니?
여동생: 내가 괴로워서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일을 못
찾는 거지.
언니: 그래, 네가 안 하니까 안 하는 거잖아. 하지 말라고 해 서 못 하는 게 아니고.
여동생: 됐다. 난 언니하고 싸우기 싫다.
언니: 그래, 생각 좀 잘해 봐.
여동생: 나도 생각했거든. 엄마 아빠가 날 공장에 소개시켜
줬으면 했어.
언니: 누가 소개시켜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는 거야.
여동생: 나도 공장 일을 찾으려고 했거든. 엄마 아빠가 날 못 마땅해한다면 차라리 정신 차리라고 공장에서 일시키는 게
좋았을 거야.
언니: 그런 건 누가 소개시켜 주는 게 아니야, 지영아, 네가 찾아서 하는 거지.
여동생: 나도 찾아서 하려고 하는데 답이 없잖아.
언니: 안 찾는데 누가 답이 있겠어? 네가 공부를 안 하잖아.
여동생: 내가 공부 안 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기억이 안나
서 그래. 기억이.
언니: 네가 노력을 해야지. 기억날 때까지 계속 똑같이 공부
해야지.
여동생: 나도 열심히 했거든.
언니: 어떤 사람은 한 번에 기억하고, 어떤 사람은 20번 해
야 기억하는 거야.
여동생: 나도 영어 공부 열심히 했는데 잘 기억이 안 나서 그
만뒀었어. 전재는 아니지.
언니: 그러니까 기억날 때까지 해야지. 네가 천재야? 외울 수
있을 때까지 외워야지.
여동생: 언니... 나한테 답답한 게 있었어, 엄마 아빠가... 됐
어.
언니: 지금 답답하잖아. 누가 해 줘야 한다고만 하고 있잖아.
언니: 열심히 해서 안 되는 게 아니라 될 때까지 하는 거야. 조카도 일곱 살인데 매일 2시간씩 공부해, 너는 매일 공부하
니?
여동생: 공부할 게 없잖아.
여동생: 나 공부 열심히 했는데도 잘안돼.
언니: 그래서 해야지, 책 사서 공부하든, 네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공부해야지.
여동생: 난 하고 싶은 것보다 돈 버는 게 우선이거든. 공장 가
서 배워야겠다.
언니: 공장도 공부해서 들어가는 거야, 사람들이 네 말을 알
아들어야 일을 시켜 주지.
여동생: 난 그런 거 안 하거든. 따지지 않고 사람들한테 배려
잘한다고 엄마가 그랬어, 삼촌들도 그렇고 선생님도 그렇고,
언니: 네가 실제로 일을 해 본 게 아니잖아. 세상에서는 가족 처럼 다정하게 말안해줘.
여동생: 그럼 엄마 아빠가 날 못마땅해하면 공장이라도 소개 시켜 줘서 일하게 했으면 좋겠어.
언니: 네가 공장에서 일할 능력이 있으면 소개시켜 주겠지.
기본적으로 계산도 할 줄 알아야 해. 덧셈, 뺄셈 정도는 해야
하잖아.
여동생: 나 더하기, 빼기 잘하거든.
언니: 그래? 그럼 56 빼기 32는 할 수 있어?
여동생: 큰 계산은 못 하지만.
언니: 이런 건 초등학생들도 하는 거야, 네가 연습해야지, 유
여동생: 됐어. 언니가 보내 주면 짜증 나.
언니: 초등학생 문제집이라도 할 줄 알아야 일을 하지, 초등
튜브 보면서 일본어 공부하고 수학 공부도 해 봐, 언니가 문 제집 사서 보내 줄 테니까 오늘부터 공부해.
학교 수학도 못 하면 어디서 일을 하겠어?
여동생: 나도 수학 공부 열심히 했는데 점수가 잘 안 나와.
여동생: 언니, 이거 들고 갈 거니까 다시 전화하자.
여동생: 됐어, 전화 안 할 거야. 끊을게.” 언니의 말은 나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나는 정말 잘못된 사람일까, 아니면 그 말들이 너무 심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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