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 바다에서 코앞에 있는 피 냄새를 그렇게 멀리서부터 정확하게 맡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다 한가운데서 상어는 아주 미량의 피 냄새만 나도 엄청나게 먼 거리에서 그 냄새를 감지하고 귀신같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자주 봤어요. 코로 냄새를 맡는 구조가 사람이나 다른 포유류와는 완전히 다르게 생겼거나 훨씬 발달해 있을 텐데, 물속에서 액체 상태로 퍼지는 화학 물질을 어떤 감각 기관을 통해 그렇게 예민하게 알아채는 걸까요?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독특한 코 구조, 거대한 뇌의 후각 영역, 그리고 양쪽 콧구멍의 미세한 시간차를 이용한 방향 탐지 능력 덕분입니다.

    상어의 코는 호흡용이 아닌 순수 후각용 U자형 터널로, 헤엄칠 때 물이 계속 들락날락합니다. 그래서 코 안쪽의 후각 주머니에 겹겹이 접힌 수많은 주름이 있어 물속 화학 물질을 빠짐없이 걸러낼 수 있습니다.

    종에 따라 올림픽 수영장 크기의 물에 피 한 방울만 섞여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상어 뇌 전체 중량의 20~30%가 후각 정보 처리에 할당되어 있어 미세한 냄새도 분석이 가능하고, 양쪽 콧구멍에 냄새가 도달하는 약 0.1초의 미세한 시간차로 냄새의 방향까지 식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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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상어는 콧구멍 안의 후각상피에 있는 매우 민감한 화학 수용체로 물에 녹아 퍼진 아미노산 같은 냄새 분자를 감지합니다 .물이 콧구멍으로 들어오면 좌우 후각기관의 자극 차이와 물살 방향을 이용해 냄새가 강해지는 쪽을 추적합니다. 다만 영화처럼 피 한방울을 수 km밖에서 바로 맡는다는 표현은 과장된 경우가 많고, 실제 탐지는 농도, 조류, 상어 종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 안녕하세요. 이조은 전문가입니다.

    상어의 후각은 실제로 매우 뛰어납니다. 다만 영화처럼 피 한 방울이 바다 전체에 퍼지고 상어가 GPS처럼 정확히 찾아오는 것은 상당히 과장된 묘사입니다.

    핵심은 상어가 물속의 화학물질을 '코'로 감지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사람의 코와는 꽤 다릅니다.

    상어는 어떻게 냄새를 맡을까?

    상어의 머리 앞쪽에는 콧구멍(비공)이 한 쌍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멍은 사람처럼 공기를 들이마시는 호흡기관이 아닙니다. 물이 한쪽 비공으로 들어가서 냄새를 감지하는 조직을 통과하고, 다른 쪽으로 빠져나갑니다.

    상어는 아가미로 호흡하고, 코는 거의 순수하게 화학물질 탐지용 센서로 사용하는 셈입니다.

    그럼 실제로 냄새를 감지하는 곳은?

    상어의 비강 안쪽에는 후각 상피가 있고, 그 안에 냄새를 감지하는 감각세포들이 있습니다.

    특히 상어의 후각기관은 후각 로제트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꽃잎처럼 주름진 여러 겹의 조직이 들어 있어서 냄새를 감지하는 표면적을 크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후각기관도 점막 표면에서 냄새 분자를 감지하지만, 상어는 물속에서 아주 희석된 화학물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상당히 발달해 있습니다.

    그런데 피 냄새가 어떻게 그렇게 멀리까지 갈까?

    여기서 중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상어가 수십 km 밖의 피 한 방울을 정확히 찾아낸다는 식의 이야기는 과장입니다.

    피가 바닷물에 들어가면 물의 움직임에 따라 화학물질이 퍼지는데, 균일하게 원형으로 퍼지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상어가 냄새를 맡으면 그 냄새의 농도와 방향을 따라가면서 먹이가 있는 곳을 찾아갑니다. 그래서 상어가 냄새를 맡고 바로 먹이를 향해 직선으로 돌진하는 것보다는, 냄새 감지하고 방향 탐색해서 농도가 강해지는 쪽으로 이동하다가 다시 냄새 확인이라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양쪽 콧구멍'입니다.

    상어는 두 개의 비공으로 들어오는 물의 냄새 차이를 이용해서 방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 비공에서 냄새 농도가 조금 더 강하게 감지된다면 왼쪽 방향을 탐색하는 식입니다. 다만 상어의 냄새 추적은 이것 하나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상어는 여러 감각을 함께 사용합니다.

    후각으로 혈액 먹이에서 나온 화학물질을 파악하고, 시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먹이를 확인합니다. 청각으로 물속의 저주파 진동을 느끼고 측선으로 물의 움직임과 진동을 파악하고 로렌치니 기관으로 생물이 발생시키는 미세한 전기장을 감지합니다.

    상어에게는 '전기 감지 센서'도 있습니다

    상어의 얼굴 주변을 자세히 보면 작은 구멍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것이 로렌치니 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물속에서 발생하는 아주 미세한 전기장을 감지합니다.

    물고기나 다른 동물의 근육과 신경은 미세한 전기적 신호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상어는 이것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정말 피에 그렇게 민감한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피 자체'만을 특별히 감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어는 먹이가 내놓는 다양한 화학물질에 매우 민감합니다. 혈액뿐 아니라 아미노산, 체액, 물고기 조직에서 나온 화학물질 등이 중요한 냄새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마다 후각 능력과 먹이 탐지 방식도 다릅니다.

    따라서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나오는

    "상어는 피 한 방울을 수십 km 밖에서도 냄새 맡는다."는 표현은 상어의 뛰어난 후각 능력을 설명하기 위한 과장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진짜 놀라운 점은 아주 희석된 화학물질의 흔적을 감지하고, 해류와 물의 움직임 속에서 그 흔적을 추적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상어에게 바다는 단순히 '보이는 공간'이 아니라, 냄새·진동·전기 신호가 끊임없이 흘러다니는 거대한 정보 공간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