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윤재필 변호사입니다.
질문을 두 갈래로 나누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하나는 회식자리에서 그 당사자가 한 말이고, 다른 하나는 선생님이 술자리에서 하신 말이 소문으로 번진 부분입니다. 적용되는 조문과 결론이 서로 다릅니다.
먼저 "○○○ 한 거 없어"라는 발언부터 보겠습니다.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는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를 요건으로 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다는 식으로 증명의 대상이 되는 사실이 드러나야 하고, 사람에 대한 평가나 의견 표명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한 거 없어"는 업무 기여도에 대한 평가에 가까워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렵고, 그렇다면 명예훼손이 아니라 모욕죄(형법 제311조) 성립 여부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다만 모욕죄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표현일 것을 요구하는데, 업무 평가 성격의 발언은 무례하더라도 경멸적 표현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기간입니다. 모욕죄는 친고죄이고(형법 제312조 제1항), 친고죄의 고소기간은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입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작년 회식자리 일이라면 이 기간이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6개월 제한이 없고 공소시효(제307조 제1항의 경우 5년) 안에서 고소가 가능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나온 말이라도 어느 죄로 보느냐에 따라 지금 문제 삼을 수 있는지가 갈리는 이유입니다.
다음은 선생님 쪽입니다. 걱정하시는 지점이 여기라고 이해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문으로 번진 내용 전부에 대해 선생님이 책임을 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명예훼손 여부는 '선생님이 실제로 적시한 사실'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전달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덧붙이거나 바꾸어 놓은 내용, 예를 들어 "밥 먹으러 가시죠"나 월급 관련 이야기처럼 선생님이 하지 않은 말은 선생님의 적시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 말을 만들어 퍼뜨린 사람이 따로 있다면 그 사람의 문제입니다.
다만 선생님이 실제로 하신 말, 즉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이런 뒷담화를 했다는 부분은 사실의 적시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술자리에서 동료 몇 명에게만 말했더라도 공연성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판례는 특정 소수에게 한 말이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문이 퍼져 당사자 귀에까지 들어갔다면 전파 가능성이 현실화된 사안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310조는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적인 술자리 대화는 공공의 이익이라는 요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라, 이 조항에 기대기보다는 앞서 말씀드린 '내가 실제로 한 말이 무엇인가'를 정리해 두시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상대의 회식자리 발언은 모욕죄 쪽으로 검토되는데 고소기간이 문제될 수 있고, 선생님이 하신 말은 와전된 부분까지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발언 범위 안에서만 판단됩니다. 지금 하실 일은 그날 어떤 표현을 썼는지, 누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 소문이 언제 누구를 통해 번졌는지를 기억나는 대로 시간순으로 적어 두시는 것입니다. 1년이 지난 사안은 진술이 흐려지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고, 나중에 어느 쪽으로 진행되든 이 기록이 기준이 됩니다.
노조 위원장에게 확인 요청을 받았을 때 사실이 아니라고 답하셨다는 점은 소문의 확산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정으로 남습니다. 이 부분도 언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함께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발언의 정확한 문언과 당시 정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실제 대응을 준비하신다면 관련 자료를 정리하여 변호사와 상담해 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