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키우는 식물이 빛 방향으로 굽어 자라는 원리

화분 몇 개 두고 키우는 초보 식집사인데요. 얘네들이 꼭 창문 쪽으로 목을 길게 빼고 휘어져 있더라고요. 광합성 하려고 빛을 찾는다는 건 학교 다닐 때 배워서 알겠는데 식물한테는 눈도 없는데 어떻게 빛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그쪽으로 줄기를 구부리는 건지 궁금해요. 줄기 안에서 어떤 세포가 빛을 감지해서 반대편 세포보다 더 빨리 자라게 만드는 건가요? 아니면 빛을 받는 쪽이 쪼그라들어서 휘어지는 건가요? 이게 호르몬 때문이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식물도 사람처럼 신경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실시간으로 반응을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해요

4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김민구 전문가입니다.

    빛을 감지하는 건 포토트로핀이에요

    식물에는 눈 대신 포토트로핀이라는 청색광 수용체 단백질이 있어요. 줄기 끝 세포들에 분포해 있어서 빛이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감지해요. 빛이 한쪽에서 오면 그쪽의 포토트로핀만 활성화돼요. 눈은 없지만 빛을 감지하는 분자 센서가 있는 거예요.

    굽어지는 원리는 빛 반대쪽이 더 빨리 자라는 거예요. 말씀하신 것처럼 빛을 받는 쪽이 쪼그라드는 게 아니에요. 반대편 그늘 쪽이 더 빠르게 자라면서 휘어지는 거예요.

    여기서 옥신이라는 호르몬이 등장해요. 포토트로핀이 빛을 감지하면 옥신이 빛을 받는 쪽에서 그늘 쪽으로 이동해요. 옥신이 많이 몰린 그늘 쪽 세포가 더 빠르게 길어지면서 줄기 전체가 빛 쪽으로 굽어요. 빛이 오는 쪽은 옥신이 적어서 천천히 자라고, 반대쪽은 빠르게 자라니까 결과적으로 빛 방향으로 휘어지는 거예요.

    신경계 없이 어떻게 실시간 반응이 가능하냐면 식물은 신경계 대신 화학 신호와 전기 신호를 써요. 포토트로핀이 활성화되면 세포막의 이온 채널이 열리면서 칼슘 이온 농도가 변해요. 이 신호가 연쇄적으로 전달되면서 옥신 수송 단백질의 위치가 바뀌어요. 신경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호르몬이 세포에서 세포로 이동하면서 신호가 퍼져요. 사람이 손을 불에서 빼는 반사 신호보다 수백 배 느리지만 식물 입장에선 충분한 속도예요. 빛의 방향이 하루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몇 시간 단위의 반응으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어요.

    화분을 가끔 돌려줘야 하는 이유도 여기서 나와요

    한쪽만 계속 빛을 받으면 옥신이 계속 반대쪽으로 몰려서 식물이 점점 더 심하게 한쪽으로 굽어요. 화분을 주기적으로 180도 돌려주면 반대쪽이 빛을 받아서 반대 방향으로 자라면서 전체적으로 곧게 유지돼요. 식집사들이 화분 돌리는 게 바로 이 원리를 활용하는 거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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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말씀해주신 현상은 생물학적으로 '굴광성'이라고 합니다. 물에는 눈도 없고 신경계도 없는데, 놀랍게도 빛의 방향을 꽤 정확히 감지하고 성장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데요, 이는 세포 성장 속도를 비대칭적으로 조절하는 호르몬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이 빛을 감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줄기 끝이나 어린 조직에 있는 빛 수용 단백질이며, 포토트로핀이라는 청색광 수용체가 대표적입니다. 이 단백질은 햇빛이나 실내 빛 속의 청색광을 감지할 수 있는데요, 줄기 끝이 한쪽에서 빛을 받으면, 어느 쪽이 밝고 어느 쪽이 상대적으로 어두운지 분자 수준에서 구분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식물 호르몬인 옥신은 식물의 성장 조절에 매우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빛이 한쪽에서 들어오면 옥신이 밝은 쪽보다 반대편, 즉 그늘진 쪽으로 더 많이 이동하는데요, 식물은 혈관이나 신경은 없지만, 세포막에 있는 운반 단백질들이 옥신을 방향성 있게 이동시킵니다. 결과적으로 그늘진 쪽 세포들은 옥신 농도가 높아지고, 줄기에서는 옥신이 세포벽을 느슨하게 만들고 물 흡수를 촉진해서 세포가 더 길게 늘어나게 만듭니다. 그래서 빛을 안 받는 쪽 세포가 더 빨리 길어지고, 반대로 빛을 받는 쪽은 상대적으로 덜 자랍니다. 따라서 양쪽 길이 차이가 생기면서 줄기가 빛 쪽으로 휘게 되며, 빛 받는 쪽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이 더 많이 자라서 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식물이 빛을 향해 굽어 자라는 현상은 굴광성이라고 불리며 이는 줄기 끝단에서 생성되는 옥신이라는 식물 호르몬이 빛의 반대편으로 이동하여 세포 신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식물은 청색광을 감지하는 광수용체인 포토트로핀을 통해 빛의 방향을 인지하고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쪽으로 옥신을 집중적으로 보냅니다. 옥신이 몰린 쪽의 세포 벽이 느슨해지면서 수분을 흡수해 상대적으로 더 길게 늘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빛을 받는 쪽과 받지 않는 쪽 사이에 길이 차이가 생기면서 줄기가 빛 방향으로 휘어지게 됩니다. 신경계가 없어도 화학적 신호 전달 체계와 수압의 변화를 이용해 외부 자극에 반응하므로 빛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성장이 유도되는 물리적 결과가 나타납니다.

  • 식물은 눈 대신 포토트로핀이라는 광수용체로 빛을 감지하며, 굽어자라는 동력은 '옥신'이라는 성장 호르몬입니다.

    빛이 한쪽에서 비치면 옥신은 빛을 피해 그늘진 반대편 줄기로 이동합니다. 옥신이 모인 그늘진 쪽 세포들은 빛을 받는 쪽보다 훨씬 더 길게 자라는데, 이 길이 차이 때문에 줄기가 자연스럽게 빛 방향으로 굽어지게 됩니다.

    식물은 동물과 같은 신경계는 없지만, 식물은 세포 간의 화학적 신호 전달과 수압 조절을 통해 환경 변화에 반응합니다. 줄기가 휘는 것은 세포가 쪼그라드는 것이 아니라, 그늘진 쪽이 더 활발히 성장하여 빛을 향해 몸을 밀어내는 생존 전략인 셈입니다.

    그러니 화분을 주기적으로 돌려주시면 옥신의 분포를 고르게 분산시켜 줄기를 곧게 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