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하나씩 풀어드릴게요.
먼저 혈당부터입니다. 뇌는 포도당만을 주 에너지원으로 쓰는 장기입니다.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거나(저혈당) 반대로 너무 높게 치솟으면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안정성이 무너집니다. 이 상태에서는 항경련제를 잘 복용하고 있어도 발작 역치가 낮아져서 경련이 유발되거나 기존보다 심해질 수 있습니다. 혈당 관리하라는 말이 바로 이 맥락입니다.
혈압도 같은 원리입니다. 혈압이 급격히 오르면 뇌혈류가 불안정해지고, 뇌 자체에 과도한 압력이 걸리면서 신경 흥분성이 높아집니다. 심한 경우 고혈압 뇌병증(hypertensive encephalopathy)으로 이어지면서 경련 발생 위험이 현저히 올라갑니다. 중환자실 언급은 그 정도 상황을 경고한 겁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정리하면 뇌전증은 뇌의 전기적 균형이 흔들릴 때 나타나는 질환인데, 혈당과 혈압은 그 균형을 직접적으로 흔드는 인자입니다. 항경련제만 잘 먹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혈당과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약도 제대로 효과를 냅니다. 세 개가 따로 노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뇌 관리 문제로 묶여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혈당이 자꾸 오른다고 하셨는데, 담당 신경과 선생님께 혈당 수치를 구체적으로 보고하시고 필요하면 내분비내과 협진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