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된장의 발효는 단순히 콩을 삭히는 과정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음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생물과 발효 환경이 된장 특유의 깊은 맛과 뛰어난 풍미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된장 발효를 일으키는 미생물로는 고초균과 황국균,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산균과 효모가 있습니다. 고초균은 볏짚에 많이 분포하는 세균으로 된장 발효의 메인입니다. 끈적끈적한 분해 효소를 분비하여 콩의 거대 단백질을 작은 아미노산 단위로 잘게 쪼개는 역할을 합니다. 황국균은 메주에 피는 대표적인 곰팡이로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당분으로 만들고, 단백질 분해에도 일부 관여합니다. 그리고 유산균과 효모는 발효 후반부에 활동하며, 분해된 당을 먹고 유기산과 다양한 휘발성 향기 성분을 만들어내어 장맛을 복합적이고 풍부하게 만듭니다.
미생물이 발효를 돕는 환경은 소금의 염도 조절과 전통 항아리의 미세한 구멍이 산소를 공급해주고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줍니다. 이렇게 적당한 온도와 시간이 지나면 된장 고유의 감칠맛과 단맛을 만들어 내며, 아미노산과 당분이 긴 숙성 시간 동안 만나 갈변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된장의 색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구수하고 묵직한 향미 물질이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