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의 가족관계에서 요즘 고민이 있습니다.

저는 20대 초반 남자이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제가 유치원 때 이혼하셨습니다. 저는 대학교 재학 중이고 휴학하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나이들어서 일을 하실 때나 뭔가 요구나 말을 할 때 감정에 호소하고 징징댑니다. 뷰티업계에서 일을 하시고 계신데, 고졸이시고 독립적이시지만 문화적으로는 평범한 사람보다 조금 관심이 없으십니다.

특히 제가 신경쓰이는 건 제가 ‘아플 때’입니다. 어머니의 태도가 조금 일관적이지 않고 이상한데요,

예시로 제가 넘어져서 무릎이 벗겨지고 입술이 찢어졌을 때였습니다. 가벼운 찰과상은 아니라서 아버지와 연락이 먼저 닿고 보호자 동의를 받고 흉터가 남을 수도 있어 입술을 꿰매고 입원을 2일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어머니가 전화통화를 하면서 하는 말이, ’네가 입술이 찢어졌다고 해서 입원을 허락하는 거야‘였습니다. 일단 입원의 맹점은 ’넘어지면서 생긴 갑작스러운 충격‘인데, 왜 어머니는 엉뚱한 핀트에서 생색을 내시는 걸까요? 입원시켜주신 것은 고맙지만 뒷말이 씁쓸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제가 어머니 직장에서 알바를 하여서 출퇴근을 같이합니다. 요즘 경계석에 부딪혀서 차 뒷범퍼에서 ‘덜컹’소리가 나는데, 답답하게 꼭 그걸 신경쓰십니다. ’아 차가 왜이러지?‘ 이러십니다. 그냥 좀 카센터 맡기지 결정을 꼭 3일 정도 늦게하십니다. 추가적으로 보통 여성들이 그렇듯 찻잔 소리나 접시 부딪히는 소리에 예민하시고, 그에 대한 반응이 저는 좀 불쾌합니다. 제 행동에 대해 지적한다고 할까요?

또한 아무래도 뷰티업계에서 알바를 하니까 제가 옷에 관심이 생겼을 때는 뭐 살 때마다 꼽을 주시고, 돈이 있나봐? 이러시고 뭐 택배 주문할 때마다 주식 뭐 있냐고 자꾸 물어봅니다.

20살 들어서는 자연스럽게 피부에 관심을 들게 됐습니다. 원래라면 고등학생 때 조금 더 일찍 관심을 가졌겠지만, 피부를 신경쓸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고 이성도 없어 이러저러 모종의 이유로 미뤄뒀습니다. 그래서요 지금은 ’피부과 시술받고 싶다‘ 이런 말도 편하게 못합니다.

또한 눈 건강도 신경쓰게 됐어요. 고도근시여서 사진찍을 때마다 멀리있음 눈을 그냥 감고 있더라고요? 좀 찾아봤더니 벌써 50만원 안경렌즈나 생활습관, 시력교정술 등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주변 애들은 라식 20살 되자마자 했는데, 제가 20살 되자마자 좀 정신이 피폐해져서 우울증에 걸리고 밖에 잘 안나가고 자취방도 곰팡이 쓸고 친구가 보기에도 좀 문제있는 자취방에서 1년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뭔가뭔가 인간관계라던가 개인적으로 놓치는 부분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영양제를 사달라고 할 때도 그냥 ‘못 사준다 or 사준다’로 답하면 되는데 경제적인 부분은 가리면서 저를 지적합니다. ‘필요한 이유는? 의사가 먹으래? 아니면 뭐 그런 걸 신경 써?’ 일단 제가 고집이 좀 세요 그리고 대가리가 좀 커서 생각할 줄 알고 뱉을 줄 압니다. 그래서 그냥 그런 말 들으면 좀 그렇습니다. 말이라도 좀 잘 해주면 괜찮을 텐데 그냥 쳐다보기만 하고 뭐 걱정하는 말 하나도 없습니다. 말하면 처음 한번 대꾸하고 말 안합니다.

친구랑 술을 먹으러 가면 뭐 친구 누구? 동네에 친구 있어? 이런식으로 말을 하는데, 되게 불쾌하거든요. 왜 엄마가 돼서 그 위치에서 그런 말을 할까. 되게 아무 쓸모도 없고 유치한 말이잖아요. 당연히 친구가 좀 없던 건 제 나름의 사정과 이유가 있죠. 저도 친구들을 자연스럽게 사귀던 편이었는데, 한번 또래와 교류를 인위적으로 끊으니까 걷잡을 수 없이 점점 멀어졌어요. 저도 의지할 데가 없어요 솔직히. 친구라도 있으면 재밌겠죠. 물론 있지만. 그런 거를 일일이 다 설명하지는 않으니까, 저는 불쾌감만 쌓이죠 그래서 그냥 무시합니다. 무시했더니 요글래 새벽에 좀 돌아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정신과 약을 먹는 부분이라던가 피부라던가 눈 건강이라던가. 이런 생활전반에서 예민하게 따지시고 왜인지 모르게 째째합니다. 저는 어릴 때 컴퓨터 사주거나 이런 게 일이나 공부보다 역시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말이죠. 업이 생각하는 깊이라면 문화생활은 폭입니다.

따라서 저는 생활습관, 나아가 문화생활이라던가 여자친구 이런 교류들이 되게 좁고 정체되어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이런 부분이 답답했지만 중학생 때부터 상담해온 심리상담사가 의도적으로 제게 딥한 자기가정사를 얘기하며 ‘너와 나는 비슷하다’, 중학생 때 ’네 외모는 10점에서 6점이다‘ 개인카톡 및 개인적인 만남, 스포츠카 드라이브 등등 이런 부분들을 마킹, 억제해오면서 해소되지는 못했습니다. 회당 8만원이었고 돈 때문은 아닙니다. 그 상담사 개인의 역량이고 선택이었죠. 이제와서 늦바람 들 생각은 없고요, 성인되고 제가 욕하면서 그 상담사를 차단했으며 결정적으로 사람과 사람, 가족과 나를 경계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상담사가 아니었다면 더 일찍 몸으로 익힐 수도 있었겠죠.

위 이야기와 대조적으로 어머니는 돈 얘기나 미래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는 가족이니까 식구가 너와 나 둘 밖에 없잖아, 소통이 잘 되어야 해 등등‘ 가족의 의무적인 역할을 강조하십니다. 제가 그런 부분에 있어서 냉혹하고 더하면 더했겠지만 그런 거 말고 좀 따뜻한 말이나 듣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뭐 의지할 남편이나 그럴 곳이 부족하니까 이해는 합니다만, 저도 저보다 어린 여자한테 징징대는 마당에 제게 그러한 스텐스는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조계준 청소년상담사입니다.

    질문자님의 어렸을 때 부터 힘든 환경에서 자라왔고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정서적인 부분이라던지 스스로의 삶의 경험을 통한 체득으로 인해 질문자님이 얼마나 이 상황을 이기고 버티고 있는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글로 읽어봤을 때 질문자님의 어머님은 모순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원래 성향 자체가 그럴 수 있고 아니면 환경적으로 많이 몸과 마음이 힘들고 결핍이 많아서 아직 정서적으로 미숙한 부분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일단 질문자님에게 필요한 것은 내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면서 따뜻한 말한마디면 충분할 것 같아요. 내 마음을 건드려주기만 하는 따뜻한 말만 해주면 되지만 사실 어머님에게 그런 말한마디를 기대하는 것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굳이 어머니에게 따뜻한 태도를 원하기 보다는 질문자님 마음의 상처를 덜 받기 위해 정서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시는 것은 어떨까요? 아직 독립을 하지 않으셨다면 독립 준비를 시작해 보시고 일하는 것도 어머니 직장에서 떠나 다른 곳에서 일하는 것도 좋구요. 어머니와의 관계와 우리 가족의 인생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질문자님의 인생입니다. 내 인생이 행복하고 몸과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우리 가족을 돌볼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