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경과를 보면 단순 탈구 후 회복 지연으로만 넘기기엔 짚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3개월이 지나도 통증과 붓기, 그리고 가동범위가 회복되지 않고 모양까지 다르다면 단순 염좌나 회복 지연이 아니라 구조적 손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의심해야 합니다. 충격파와 파라핀만 계속 받을 상황은 아닐 수 있습니다.
먼저 위치를 보겠습니다. 초록색으로 표시하신 부위가 엄지 첫마디 관절, 즉 엄지손허리손가락관절(MCP joint) 부근으로 보입니다. 엄지가 이 관절에서 탈구됐다면, 빠진 뼈를 도로 끼우는 정복(reduction)만으로 다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관절을 잡아주던 인대와 관절막이 같이 찢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엄지 안쪽을 지지하는 척측측부인대(ulnar collateral ligament) 손상이 흔한데, 이게 제대로 아물지 않으면 통증이 오래가고 엄지를 굽히거나 꼬집는 동작에서 계속 아프고 관절이 헐거워지거나 반대로 뻣뻣해집니다. 반대편보다 튀어나와 보이는 건 관절 주변 연부조직이 굳거나 두꺼워진 것, 혹은 뼈 정렬이 약간 어긋난 것일 수 있습니다.
3개월째 부어 있는 게 이상하다고 하신 직관이 맞습니다. 정상적인 염좌라면 부기는 길어도 수 주 안에 빠지는 게 보통입니다. 이렇게 오래 부기와 통증이 남는 경우는 몇 가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인대가 끊어진 채 안 붙었거나, 정복 후에도 관절면이 미세하게 어긋난 채 굳었거나, 처음에 같이 생긴 작은 골절 조각(특히 인대가 뼈를 뜯어낸 견열골절, avulsion fracture)이 놓쳐졌거나, 관절 안에 흉터 조직이 차서 굳는 관절구축(arthrofibrosis)이 진행 중인 경우입니다. 첫 정형외과에서 잘못 끼웠을 가능성을 물으셨는데, 단정할 순 없지만 정복 후 정렬 확인이 충분치 않았다면 이론적으로 배제할 순 없습니다. 다만 그보다는 동반된 인대 손상이 처음부터 제대로 평가·치료되지 않은 쪽이 더 흔한 시나리오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정말 필요한 건 추가 정밀검사입니다. 단순 엑스레이로 뼈 정렬과 견열골절 여부를, 그리고 가능하면 초음파나 MRI로 인대와 관절막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충격파와 파라핀은 뻣뻣함이나 만성 연부조직 통증에 보조적으로 쓰는 거지, 끊어진 인대나 어긋난 관절을 되돌리진 못합니다. 가동범위가 "택도 없이" 모자란다는 건 보존치료만으로 더 끌고 가기보다 원인을 영상으로 규명할 단계라는 신호입니다.
한쪽 정형외과에서 "오래 걸린다"는 설명만 반복된다면, 손 전문 분야를 보는 정형외과 또는 수부외과(hand surgery) 전문의에게 재평가받으시길 권합니다. 손가락 인대·관절 손상은 세부 전문성에 따라 판단이 꽤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만약 인대 파열이나 관절 불안정이 확인되면 그땐 인대 재건이나 관절 정렬을 바로잡는 수술적 치료가 선택지가 됩니다. 반대로 구조는 멀쩡한데 굳기만 한 거라면 본격적인 재활 운동치료(능동·수동 가동범위 운동)로 방향을 잡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은 진단을 다시 받는 게 먼저입니다.
엄지 하나 빠진 걸로 3개월 통증이 말이 되냐고 하셨는데, 단순 탈구만이었다면 보통 이 정도까진 안 갑니다. 그래서 동반 손상이 남아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너무 늦기 전에, 늦어도 수 주 안에 영상검사를 받아보시는 걸 권합니다. 관절구축은 시간이 갈수록 풀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