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갑작스럽게 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척추협착증을 모두 갖고 계신 상태에서 갑자기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고 떨린 것은 척추 문제가 누적되다가 한계점을 넘은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목디스크가 있을 때 경추 척수가 오랫동안 눌려 있으면 척수증(myelopathy)으로 진행되는데, 이 경우 어느 순간 갑자기 다리 힘이 빠지고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허리 협착증에 의한 신경인성 파행도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고요. 걷거나 서 있다가 다리가 풀리고, 쉬면 회복되는 패턴이 전형적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이시라는 점입니다. 앉았다가 일어설 때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이 70대에서는 꽤 흔하고, 고혈압 약이 이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뇌와 하지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줄면서 힘이 빠지고 후들거리는 증상이 생깁니다. 또한 뇌혈관 문제, 즉 일과성 허혈 발작(TIA)도 완전히 배제하기 전까지는 열어두어야 합니다.
한 달 전 증상이고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되셨다 해도, 이 상태에서 그냥 지켜보시는 건 권하기 어렵습니다. 신경외과 혹은 신경과에서 목 MRI와 허리 MRI를 다시 정밀하게 검토받으시고, 수술까지는 아니어도 현재 척수나 신경이 어느 정도 눌려 있는지 정확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전에 수술 불필요 소견을 들으셨더라도, 증상이 새로 생겼다면 재평가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낙상으로 이어지면 70대에서는 골절과 합병증이 심각해질 수 있어서, 이 부분을 가볍게 보시면 안 됩니다.